풍수는 다루는 대상에 따라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하나는 산 사람이 살아가는 집과 마을의 터를 살피는 양택이고, 다른 하나는 죽은 이를 모시는 묘지의 자리를 살피는 음택입니다. 양택의 양은 밝고 살아 있는 기운을, 음택의 음은 고요하고 안식하는 기운을 나타낸다고 보아, 같은 풍수의 이치를 따르면서도 그 쓰임과 강조점이 사뭇 달랐습니다. 전통 사회에서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중요하게 여겨, 살 자리와 묻힐 자리를 함께 신중히 살폈습니다.
양택과 음택은 우선 방위를 적용하는 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고 전해집니다. 양택은 사람이 매일 드나들고 생활하는 공간이므로, 대문과 안방과 부엌의 방향처럼 사람의 동선과 일상에 맞닿은 방위를 두루 살핍니다. 햇빛이 드는 방향, 바람이 드나드는 길, 물을 쓰는 자리 등이 모두 고려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반면 음택은 한 자리에 오래 머무르는 공간이므로, 산줄기가 흘러와 기운이 맺힌다고 여겨진 혈의 정확한 지점과 그 방향을 더욱 세밀하게 따졌습니다.
혈장의 규모에서도 두 가지는 결을 달리한다고 보았습니다. 양택은 여러 사람이 모여 살고 집과 마당과 길이 어우러지는 곳이므로 비교적 넓고 트인 터를 알맞게 보았습니다. 마을 전체가 들어설 만한 너른 품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이에 비해 음택은 한 사람을 모시는 자리인 만큼, 산세가 모여들어 기운이 집약된다고 여겨진 짜임새 있고 단정한 작은 자리를 귀하게 보았습니다. 넓게 펼쳐진 터보다는 정밀하게 갈무리된 한 점을 찾는 일이 음택의 핵심으로 여겨졌습니다.
두 풍수가 가져온다고 여겨진 영향에서도 전통적 관념의 차이가 드러납니다. 양택은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환경과 건강, 그리고 집안의 형편인 가운에 직접 관계된다고 보았습니다. 좋은 양택에 살면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살림이 안정된다고 여긴 것입니다. 한편 음택은 그곳에 모셔진 조상을 통해 후손에게 복이 미친다는 발복의 관념과 이어졌습니다. 조상을 좋은 자리에 모시면 그 기운이 자손에게 전해진다는 생각은 효와 가문을 중시한 전통 사회의 가치관과 깊이 맞물려 있었습니다.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두 풍수의 쓰임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도시에 사는 사람이 늘고 주거 형태가 바뀌면서, 실제로 널리 활용되는 것은 주로 양택, 곧 생활 공간을 다루는 생활풍수입니다. 집과 사무실의 배치, 채광과 통풍, 가구의 위치처럼 일상의 환경을 쾌적하고 균형 있게 가꾸려는 관심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이는 사람이 머무는 공간을 자연과 조화롭게 다듬으려는 양택 본래의 취지가 현대적 생활 감각과 만난 흐름이라고 풀이됩니다.
반면 음택은 장묘 문화의 변화와 함께 그 비중이 달라졌으나, 우리 전통 장묘 문화와 조상을 향한 정성을 이해하는 문화사적 맥락에서 여전히 의미 있게 다루어집니다. 산 자리와 묻힐 자리를 함께 정성껏 살펴 온 양택과 음택의 전통은, 삶과 죽음을 자연의 큰 흐름 속에서 바라보고 그 안에서 조화를 구하려 했던 옛사람들의 세계관을 오롯이 담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특히 오늘날 많은 사람이 사는 도시 아파트에서는 양택풍수가 새로운 결로 다시 풀이됩니다. 산과 물을 직접 등지고 마주하기 어려운 환경이므로, 전통적인 배산임수의 원리는 건물의 향과 주변 도로, 높은 건물의 배치 같은 도시적 조건으로 옮겨 읽히곤 합니다. 이를테면 집 안으로 빛과 바람이 잘 들어 답답하지 않은지, 현관에서 거실로 이어지는 동선이 자연스러운지, 잠자리가 안정감 있게 놓여 있는지를 살피는 식입니다. 이렇게 보면 도시의 양택풍수는 옛 원리를 그대로 옮기기보다, 사람이 머무는 공간을 쾌적하고 편안하게 가꾸려는 본래의 취지를 오늘의 주거 형태에 맞추어 재해석한 흐름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