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으로 삶의 터를 옮기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설레면서도 조심스러운 큰 결정입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오래도록 이사할 좋은 날을 고르는 이사택일의 풍습이 이어져 왔습니다. 짐을 싸고 트럭을 부르기 전에 달력을 펼쳐 길한 날을 헤아리던 이 관습은, 단순한 미신이라기보다 새 출발을 정갈한 마음으로 맞이하려는 다정한 의식에 가까웠습니다.
이사택일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바로 손없는날입니다. 여기서 "손"이란 옛사람들이 날마다 방위를 옮겨 다니며 훼방을 놓는다고 여긴 기운을 가리킵니다. 음력으로 끝자리가 9와 0인 날, 곧 9·10·19·20·29·30일에는 이 손이 하늘로 올라가 어느 방위에도 머물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이 손없는날에는 이사든 개업이든 무슨 일을 해도 탈이 없다고 여겨, 예로부터 가장 인기 있는 이사 날짜가 되었습니다.
날짜와 더불어 살핀 것이 이사 방위입니다. 옛 풍습에서는 그해 삼살방이나 대장군방처럼 꺼리는 방위로 이사하는 것을 피했고, 손이 머무는 날에는 손이 있는 쪽을 피해 짐을 들이려 했습니다. 태어난 띠와 그해의 흐름을 함께 살펴 어느 방향으로 옮기는 것이 순한지를 가늠한 것이지요. 복잡해 보이지만, 그 바탕에는 새로 자리 잡는 방향까지 조화롭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었습니다.
오늘날 이사택일은 전통과 실용 사이에서 슬기롭게 자리를 잡아 갑니다. 손없는날에 이사 수요가 몰려 이삿짐 비용이 오르는 현실 때문에, 요즘은 굳이 손없는날을 고집하기보다 주말이나 형편에 맞는 날을 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반대로 어르신을 모시거나 마음의 안정을 중히 여기는 집에서는 여전히 길일을 챙기지요. 어느 쪽이든, 온 가족이 달력을 함께 들여다보며 새집에서의 첫날을 그려 보는 그 시간 자체가 이사를 뜻깊게 만들어 줍니다.
이사택일을 지혜롭게 대하려면 한 가지를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좋은 날과 방위가 새집의 행복을 못 박아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부득이 손 있는 날에 이사했다고 불행이 정해지는 것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옛사람들도 길일에 자만하지 않고, 여의치 않은 날에는 마음을 더 다잡아 조심하는 데 그 뜻을 두었습니다. 결국 새 보금자리를 따뜻한 집으로 만드는 것은 달력 위의 하루가 아니라, 그곳에서 쌓아 갈 당신의 다정한 하루하루입니다. FortuneLeaf의 이사택일 안내 역시 이 오랜 지혜를 빌려, 당신이 새 출발의 문턱을 한결 산뜻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넘어서도록 곁에서 돕고자 합니다.